흔한 패턴이지만 흔하지 않은 시작
현실처럼 영화 속에서도 하기 힘든 취업시장은 누구에게나 어렵게 다가온다. 구 중 한 명이 용남(조정석)이다. 용남은 빈번하게 취업에 실패하는 대학교는 졸업했지만 강제로 백수 상태이다. 누나들에게 잔소리 듣고 어린 조카들에게 외면당하지만 대학교 다닐 시절에는 학교에서 좀 유명했던 클라이밍 동아리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이런 찬란한 과거를 뒤로한 채 현실에서는 남들은 출근해서 열심히 일할 시간에 동네 놀이터나 약수터에 가서 운동하고 동네 꼬마들 앞에서 으쌰 으쌰 거리는 백수 삼촌일 뿐이었다. 어머니(고두심)의 칠순잔치가 곧 열려서 온갖 가족들이 구름 정원으로 모이는데 이럴 때 제일 난감한 게 어떤 포지션이겠는가. 바로 나이 많은 백수이다. 모두의 예상대로 모두에게 구박받고 친척들의 시비와 질타를 견뎌내야 하는 용남은 가시방석이다. 가족들과 이제 기념사진을 찍고 마무리하려는데 한 곳이 신경 쓰여서 쳐다보니 예전에 알던 후배가 있는 거 같다. 가까이 가보니 대학 동아리 후배였던 의주(소녀시대 윤아)였다. 예전 잘나가던 대학교에 절에 의주에게 흑심을 품었던 용남은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이미 거절당한 사례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의 주와 용남은 매우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데 한때 좋아했던 여동생에게 백수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어서 다니지도 않는 회사의 과장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한편 이런 정신없는 상황 와중에 대형 트럭을 끌고 온 수상한 남자가 도시를 마비시킬 정도의 유독가스를 방출하고 가스는 도시에 점점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이 와중에도 신기하다며 sns에 올리려고 사진 찍고 동영상을 찍지만 이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겁에 질려 도망친다. 가스에 노출된 사람들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자 다들 도망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심각한 바깥의 상황은 전혀 모른 채 즐겁게 노는 용남의 가족들은 이제 막 끝나서 집으로 가려 하는데 난데없이 큰 가스통이 멀리서 날아와 유리창을 박살 내버린다. 놀란 가족들은 건물 밖으로 모두 뛰쳐나가고
상황 설명을 들은 의주는 대학생 시절 날렵했던 기억을 떠올려 비상벨을 눌러서 다른 사람들도 대피시킨다. 1층에 도착했지만 밖은 이미 가스로 가득 찬 상황, 도망치거나 가스에 노출되어 소리 지르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의주와 용남의 가족들은 다시 건물로 올라가지만 급히 올라가다가 넘어진 큰누나가 중독되어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용남은 위협을 무릅쓰고 뛰어가 누나를 구해온다. 가스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용남이 옥상으로 가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이 말을 듣고도 망설이는 사람들 때문에 답답해하던 와중 옥상으로 대피하라는 전 국민 재난문자가 도착하여 옥상으로 올라간다.
동아리 때 날아다녔던 실력을 증명하는 용남
사람들은 서둘러 옥상으로 대피해 보지만 옥상은 잠겨있다. 이 문을 여는 열쇠는 1층에 있기 때문에 가지러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인데 용남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클라이밍으로 건물을 타고 바깥쪽으로 옥상을 올라가 문을 연다는 발상을 한다. 결심을 한 용남은 유리를 깨고 창밖으로 몸을 던진다. 전직 동아리 에이스의 실력을 발휘한 용남은 무사히 옥상에 올라가서 잠긴 문을 열어주고 사람들은 덕분에 옥상으로 대피한다.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보지만 자욱한 연기 속에서 이들을 발견하기란 모래 속의 진주를 찾는 것과 같다. 의주는 배웠던 대로 구조 신호를 보내 구조사들이 내려와 사람들을 구해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사람들이었지만 인원 초과로 용남과 의주는 구조용 버킷을 타지 못하고 남게 된다. 다수의 구조가 우선이라 두 사람을 계속 지나치는데 두 사람은 임시방편으로 봉투와 테이프로 가스를 막아줄 세트를 만들고 가스를 피해 다니며 건물을 옮겨 다닌다. 용남의 아버지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돈까지 희생하면서 이곳저곳 알아보는데 결국 방송을 타게 된 두 사람은 드론 조종사들이 둘의 위치를 파악하고 자신들의 프로펠러로 가스를 잠시 막아준다. 다행히 구조헬기가 늦기 전에 둘을 발견하고 개고생 끝에 병원으로 호송된다. 가족들을 만난 용남은 재회의 기쁨을 누리며 눈물을 흘린다.
한국재난 영화는 뻔한 초입 부분과 뻔한 전개와 뻔한 결말이었는데 이 영화는 그래도 나름 캐릭터들의 설정과 과거 스토리도 재밌었고 무엇보다 전개가 엄청 뻔하지 않은 것이 재미요소를 준 거 같다. 이 상황엔 살겠지 구해지겠지 넘겠지 하는 상황에 못하고 못 구해지고 죽을뻔하고 이런 식이었어서 예측되지 않았던 거 같다. 예전에 쓰나미 나오던 재난 영화가 한국 영화 재난 예의 원탑이었는데 이 영화도 순위 안에는 들어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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